2020년 4월 「이달의 기능 한국인」
「이달의 기능 한국인」 158번째 수상자 임병천 회장은 전기 계측 및 전력량 제어 분야의 전문 기술인으로 40여 년간 전기 계측기 관련 제품을 생산하며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기업인이다. ㈜광성계측기는 장기간 축적된 기술 노하우와 제품규격서, 부품규격서, 작업표준서 등 계량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기본에 충실한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 고용노동부
■ 전기, 보이지 않는 세계를 만나다
목수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공업계 고등학교인 경성전자고등학교에 진학한 임병천 회장은 라디오를 만들고, 수리하며 처음으로 기술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특히 보이지 않는 전기를 확인하고 실험해 보는 실습 시간은 임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었다. 졸업 후, 전기기기 수리 직공으로 근무하던 임 회장은 미진했던 전기 기술 이론을 독학으로 공부하여 14개의 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기 관련 시험 및 검사를 담당하는 기술직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임병천 회장은 국립공업시험원(현, 국가기술표준원) 강원지방공업시험소의 기전계장으로 근무하며 기업체 지도 및 KS 심사 업무, 전기·기계·금속의 계측 분석 등의 업무를 맡았다. 공무원 겸직이 가능했던 당시, 업무를 하며 만났던 민원인의 권유로 회사를 설립했던 임 회장은 퇴직 후 본격적으로 전기 계측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79년에 설립한 회사가 지금의 ㈜광성계측기로, 임 회장은 이후 40여 년간 전기 계측 및 전력 제어 분야의 전문가로 발돋움했다.
■ 기술 그리고 사람
돌이켜 보면, 사업을 갓 시작한 새내기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이 참 고마운 일이었다. 임병천 회장은 오랜 공무원 생활로 제품을 검사하는 방법이나 관련 이론 등은 잘 알고 있는 편이었지만, 실제로 이를 구현하고 만들어 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지시전기계기를 통한 계측에는 전문가였지만, 이를 구성하는 부품의 설계, 제작 및 조립 방법 등에 대해서는 지식이 부족했다.
그런 임 회장을 도와줬던 사람이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엔지니어였다. 당시 그는 계측기 수리 일을 하고 있어 계측기 구조와 부품, 조립 등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었다. 임병천 회장의 부탁으로 엔지니어가 회사에 합류하면서 계측기 제작이 본 궤도에 올랐고, 임 회장의 이론과 아이디어, 엔지니어의 기술이 만나면서 마침내 ㈜광성계측기의 첫 제품인 지시전기계기가 생산될 수 있었다. 임병천 회장은 엔지니어에게 지속적으로 기술을 전수받아 자신의 것으로 이를 응용시켜 나갔다.
전국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표준전압이 220V로 승압되며 지시전기계기에 대한 수요가 늘었지만, 이를 공급해 줄 마땅한 업체가 없던 상황에서 임 회장에게 이것은 기회였다. ㈜광성계측기는 이후 제어기, 디지털 기기, 변환기 등을 생산하면서 사세를 꾸준히 확장했다.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며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 결과, ㈜광성계측기는 7분야 108종의 제품을 갖추고, 작년 매출 기준 98억원을 달성한 탄탄한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 연구 개발, 기업의 지속 가능 제 1조건
8년간의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많은 기업을 지켜본 임병천 회장은 ‘꾸준히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일수록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사실을 깊이 깨닫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첫해부터 임 회장이 연구 개발에 지속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당장의 수익은 아쉬울 수 있으나, 현재의 투자와 노력이 더 큰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임 회장은 확신했다.
임병천 회장이 자사의 기술 축적 수준이 전국 최고라 자부하는 것은 사내 기술연구소 때문이다. 직원 수 약 100여 명인 ㈜광성계측기의 총 연구원 수는 25명으로 전 직원의 약 1/4을 차지한다. 중소기업으로서 작지 않은 비중의 연구원들을 지원하며 꾸준히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임병천 회장은 회사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한편, 직원들에게 축적된 기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광성계측기는 사내에서 작업표준서라는 문서를 만들어 공유하고 있다. 하나의 제품을 여러 번 분해하고 재조립하면서 터득한 노하우 등이 작업표준서에 정리되면, 숙련된 작업자들은 이 자료를 가지고 새로운 작업자들을 교육 및 지도하고, 작업 결과물을 체크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은 소비자에게 더 좋은 제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사진제공 고용노동부
■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계측기
㈜광성계측기의 대표 제품은 ‘디지털 미터’로 전압 전류 전력 등 15가지 정보를 측정하여 디지털로 보여주고,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신호로 보내줘 안전한 전기 사용을 돕는 계측기다. 흔히 디지털 미터와 함께 쓰이는 변성기는 큰 전류를 작은 전류로 바꿔서 계기가 읽을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장치로, ㈜광성계측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종류의 변성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해당 제품은 현재 일본, 베트남 등에 수출되고 있다.
전기 요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MOF(계기용 변성기)와 전력량계가 필요한데, 전력량계 대비 상대적으로 고장률이 높은 MOF는 고장 여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는 어려움이 있다. 고압의 전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접근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이다. ‘휴대용 MOF 고장 및 비오차 측정 장치’는 사람이 가까이 가지 않으면서 입출력 전류를 측정하여 비오차를 계산해 주는 장비로 안전하게 장비의 고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으로 유·무선 기술과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세계 최초 제품이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계측기를 만들어 전 세계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전기를 사용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임병천 회장은 특히 일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현재 내수시장에 집중된 수익원을 해외로 다변화하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 기본에 충실할 것, 그리고 자발적인 마음가짐
자기 사업을 위해 퇴직한 직원의 성공한 모습을 볼 때, 함께 연구하고 일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직원을 볼 때 기술인으로서 또 기업인으로서 많은 보람을 느낀다는 임병천 회장. 평소 임 회장은 직원들에게 2가지를 늘 강조해 왔다. 기본에 충실할 것. 그리고 자발적인 자세로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의 중요성이 그것이다.
임 회장은 예비숙련기술인들에게도 동일한 말을 전했다. 기본적인 것부터 차분하게 실천해 나갈 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으며,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만큼, 당장의 실패에 낙담하지 말라는 뜻이다. ‘1만 시간의 법칙’에서 말하듯 모든 것은 일정 시간을 들여 지속적으로 열심히 노력해야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믿고 너무 쉽게 포기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2020년 4월 선정자 공적 개요
□ 성명 : 임병천 / 만 69세, ㈜광성계측기 회장
○ 소속업체 현황
- 업종 : 제조업
- 주 생산품 : 전기 계측기 관련 제품 및 부품
- 사업장 규모 : 상시 근로자 수 64명, 매출액 98억 원
- 소재지 :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 주요경력
- ’79 ~ 현재 ㈜광성계측기 회장
- ’73 ~ ’81 국립공업시험원(현, 국가기술표준원) 강원지방공업시험소 기전계장
- ’69 ~ ’71 대한전기 제작소 사원
○ 출신학교
- 경성전자고등학교
- 부경대학교
○ 특허‧실용신안 취득 및 국제규격 국제표준기구(ISO) 인증 등
- (특허) 제10-1692316호 “전력량 제어 장치”(단독) 외 3건
- (실용신안) 제2406272호 “시간계가 포함된 지시전기계기”(공동)
- 국제표준기구(ISO) 9001:2015 “지시전기계기, 디지털계기, 변환기, 변성기, 통신기기의 설계, 개발 및 제조”
- 한국산업표준(KS)인증 7종, 유럽통합규격(CE)인증 20종 등
○ 숙련기술 전수 실적 등
- 취업맞춤반(부산전자공업고등학교), 도제학교(금정전자공업고등학교), 일학습병행제(동의과학대학교)
○ 보유 자격증
- 전기산업안전기사 외 13건
○ 주요 수상내역
-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 표창(’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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